당뇨 체력저하, 관리 열심히 하는데 왜 더 지칠까

당뇨 체력저하는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아서가 아니라, 혈당을 낮추는 관리 방식 자체가 몸이 사용해야 할 에너지를 줄이고 있어서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약을 챙겨 먹고 식사량을 줄이며 성실하게 관리할수록 오히려 기운이 빠진다면 몸이 당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진료를 요청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제 막 진단받은 초기 당뇨 환자가 아니라, 당뇨를 알게 된 지 몇 년이 되어 당뇨약과 혈당 관리를 성실히 해온 분들입니다. 증상의 표현도 간결합니다. “그냥 피곤하고 체력이 떨어져서 힘들어요.”라고 진료실에서 말씀하시죠. 검사 수치는 크게 나빠진 것이 없는데 몸은 예전 같지 않고, 다른 병원에서는 “혈당 관리 열심히 계속 하세요.”라는 답만 돌아옵니다. 잘못하는 것 없이 시간이 갈수록 지치는데 그 이유를 설명해준 곳이 없었습니다. 오늘 글에서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당뇨 체력저하로 오후에 기운이 빠져 집안일을 멈춘 중년 환자

당뇨약 먹고 기운이 없는데 약 때문일까요?

당뇨약을 먹은 뒤 기운이 빠지는 것은 약이 혈당을 낮추는 과정에서 몸이 사용해야 할 에너지원이 부족해지는 것 때문일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설명들은 당뇨약이 피로를 유발하는 일이 흔치 않다고 하지만, 실제로 당뇨인 분들은 당뇨약을 복용한 후로 예전보다 쉽게 지친다고 호소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당뇨약은 종류마다 혈당을 낮추는 방식이 다릅니다.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약은 혈당을 떨어뜨리면서 저혈당 경향을 만들 수 있고, 소변으로 당을 배출시키는 약은 혈당을 낮추는 대신 몸이 써야 할 포도당을 밖으로 내보냅니다. 그만큼 세포가 쓸 에너지는 줄어듭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혈당 수치를 낮추는 약은 대체로 ‘(혈당이 올라가게 된)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결과값인 수치를 억제한다는 점입니다. 원인이 그대로인 상태에서 약물로 수치만 떨어뜨린다면, 몸은 여전히 에너지 대사 문제를 겪게 되며 피로, 피곤함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혈당은 정상인데 왜 체력이 떨어질까요?

혈당이 정상 범위인데도 체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혈당 수치’와 ‘몸이 실제로 에너지를 쓰는 능력’이 서로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혈당은 혈압, 맥박, 호흡처럼 몸의 상태를 반영하는 생체 징후이고, 그 자체가 몸의 건강 상태를 그대로 나타내는 성적표가 아닙니다.

우리 몸에서 뇌와 망막 같은 조직은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씁니다. 지방이나 단백질로 대체할 수 없기 때문에, 몸은 뇌에 필요한 포도당을 가장 우선으로 확보하려 합니다. 그래서 당뇨가 심해도 뇌는 기능 이상이 나타나지 않고, 발, 다리 같은 말초와 뇌를 제외한 조직들에서는 상대적으로 에너지가 부족한 상태에 놓이기 쉽습니다.

혈당 수치가 정상이라는 것은 혈액 속 당의 농도가 기준 범위 안에 놓여있다는 뜻이지, 그 당이 몸의 전체에서 잘 쓰이고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혈당이 정상인데 피곤하다면, 수치 외에도 당을 쓰는 몸의 능력을 살펴봐야 합니다.

당화혈색소는 좋아졌는데 왜 더 지칠까요?

당화혈색소가 낮아졌는데도 더 지치는 것은, 그 수치가 몸이 회복되어 내려간 것이 아니라 약과 식이제한의 결과로 내려간 것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화혈색소는 지난 2~3개월의 평균 혈당을 반영하는 지표인데, 수치가 좋아졌다고 반드시 몸이 좋아진 것은 아닙니다.

당화혈색소 6% 정도의 숫자를 보면 관리가 잘 되고 있다고 안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몸의 대사가 회복되어 자연스럽게 안정된 것이 아니라, 약으로 억누르고 밥을 적게 먹어서 인위적으로 낮춰놓은 것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수치는 좋은데 몸의 당 대사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실제로 당화혈색소가 6.5% 미만으로 잡혀 있는데 피로가 심해지거나 합병증이 나타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당뇨 체력저하는 수치를 낮춘 방식이 오히려 몸의 에너지를 줄였기 때문에 생깁니다. 숫자가 내려간 과정과 몸의 상태를 살펴보고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당뇨 때문에 밥을 줄였더니 기운이 없어요, 계속 이렇게 먹어야 하나요?

혈당이 오를까 봐 밥을 줄였는데 기운이 없다면 몸이 필요한 에너지를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그 피로는 참고 견뎌야 할 것이 아닙니다. 탄수화물을 오랜 시간 제한하면 당장 혈당이 낮아지는 것 같아도, 점차 기운 저하와 혈당 스파이크가 잦아지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밥을 줄이면 오히려 혈당도 나빠지는 이유를 보셔야 합니다.

대한당뇨병학회 가이드라인도 극단적인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단을 권하지 않습니다. 탄수화물을 지나치게 줄이면 몸은 부족한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지방을 분해하는데, 이 과정이 심해지면 케톤이 쌓여 혈액이 산성화할 수 있고 이는 곧 케톤산증이라는 응급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탄수화물은 최소화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몸이 기본적으로 필요로 하는 에너지원입니다.

그렇다면 잘 먹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말할 필요가 있습니다. 백미밥을 포함한 한식 식사를 규칙적으로 충분히 골고루 먹는 것입니다. 이 기본적인 식사가 몸이 당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사용하게 하는 방식입니다. 혈당이 무서워서 밥을 줄여온 분에게는 이것이 상식과 반대로 들릴 수 있지만, 제대로 먹는 것이 오히려 당 대사를 회복시키는 출발점이 됩니다.

백미밥과 김치찌개, 반찬으로 하루 2~3회 규칙적인 한식 식사

저혈당이 아닌데 기운이 빠지는 이유는?

손발 떨림이나 식은땀 같은 저혈당 증상은 없는데 기운만 쭉 빠진다면, 기운이 빠지는 원인이 저혈당만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주세요. 저혈당은 혈당이 70mg/dL 아래로 떨어질 때 손떨림, 어지러움, 식은땀이 나타나는 증상으로 흔히 알고 계십니다. 이렇진 않은데 그저 피로하다면 저혈당 외의 이유를 봐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뇌는 포도당을 가장 많이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기관입니다. 당뇨의 문제는 뇌를 제외한 다른 조직세포들이 당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혈액 속에 혈당이 많은데도, 뇌를 제외한 말초에는 에너지가 부족한 상태가 됩니다.

기운이 빠진다고 반드시 혈당이 낮은 것은 아닙니다. 혈당이 부족하지 않은데도 그 당이 뇌에 우선 쓰이고 나머지 조직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면 저혈당은 아닌데 피로와 무기력이 발생합니다.

당뇨 관리하는데 피로가 계속되면 무슨 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관리 중인데 피로가 계속될 때 필요한 것은 혈당과 당화혈색소처럼 혈당과 관련한 검사를 더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보지 않았던 소변검사와 몸의 상황을 제대로 보는 것입니다. 당 수치 검사만으로 당뇨가 있는 분들의 몸을 다 알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당뇨의 본래 의미는 당이 소변으로 나온다는 것입니다. 원래대로라면 신장에서 재흡수되어야 할 당이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것입니다. 소변으로 당이 손실되면 몸이 쓸 에너지는 줄어들고, 이것이 체력 저하와 피로로 이어집니다. 혈당 검사만으로는 이것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소변검사는 요당(소변에서 나오는 당)뿐 아니라 합병증의 징후까지 함께 살피는 검사입니다. 또한 몸 상태를 알기 위한 한의학적 진찰들도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집중해 온 혈당 외에 몸에서 실제로 어떤 상황들이 보여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검사가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혈당, 당화혈색소 수치에 더해 소변검사, 한의학적 진찰, 진맥, 설진으로 넓게 보는 당뇨 검사

성실하게 관리하는데도 체력이 떨어지고 있다면, 무엇을 봐야 할까?

요약해보겠습니다. 당뇨 체력저하는 혈당 조절을 못한 결과보다도 혈당을 낮추려는 관리 방식이 몸의 에너지 대사에 영향을 주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당뇨약으로 억제하고 밥을 줄여 수치를 더 조절하려는 일이 몸에게는 피로를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2형 당뇨에서 혈당 대사의 핵심은 간입니다. 혈당을 저장하고 방출해서 완충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이 간의 조절 기능이 회복되어야 몸은 스스로 당을 적절하게 사용하게 됩니다. 여기에는 흰쌀밥을 포함한 한식을 꾸준히 먹는 것과, 뇌가 휴식을 취해 혈당을 과도하게 요구하지 않도록 숙면을 만드는 것도 함께 필요합니다.

여러분이 성실하게 당뇨를 관리하는데 기운이 떨어지고 있었다면, 더욱 관리를 엄격하게 할 것이 아니라 몸의 대사를 회복시켜야 할 상황입니다.

진료하면서 당뇨 체력저하로 힘들어하시는 분들의 소변검사를 확인하고, 수면과 식사를 바로잡아 몸의 회복을 만들어온 경험이 있습니다. 지금 겪고 있는 피로가 어디에 원인을 두고 있는지 어떻게 돌아봐야 할지 궁금하시다면 몸 상태를 살펴보시길 권합니다. 당뇨 피로가 심했던 분들이 회복한 사례도 참고해 보세요.

당뇨 관리를 열심히 하는데 왜 더 피곤한가요?

혈당을 낮추는 데에만 집중한 관리가 오히려 몸이 쓸 에너지를 줄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뇌와 몸이 쓸 당이 부족해지면, 관리를 잘하려 할수록 더욱 피곤해질 수 있습니다.

혈당이 정상인데도 체력이 떨어지는 이유가 뭔가요?

혈당 수치가 정상 범위여도 몸의 에너지 대사가 정상적이지 못하면 깅누이 없습니다. 수치 아니라 몸 전체의 대사 상태를 점검해 봐야 합니다.

당뇨 때문에 밥을 줄였더니 기운이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밥을 줄여서 몸에 필요한 에너지가 부족해지면 기운이 더 빠질 수 있습니다. 규칙적으로 한식을 골고루 충분히 먹는 것이 체력 회복에 필요하고 혈당 안정에도 도움이 됩니다.

리우한의원 | 당뇨·갑상선 한의원
리우한의원은 당뇨와 갑상선을 진료하는 한의원입니다. 이승언 한의사는 2008년부터 당뇨를 특화 진료해 왔으며, 저서 「당뇨병 사람이 먼저다: 대사기능과 생활습관을 먼저 치료하라」(2018)와 「당뇨병 사람이 먼저다 2: 요당과 간 기능, 그리고 대사증후군」(2023)을 집필했습니다. 강은영 한의사가 함께 진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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