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치료, 관리가 아니라 정말 되는 걸까요?
당뇨 치료에 대해 진지하게 검색하기 시작하면, 지금 관리하고 있는 것들이 맞는지 의심을 하게 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당뇨는 혈당 수치를 평생 억제하는 것 외에 다른 길이 있습니다. 몸이 혈당을 스스로 조절하지 못하게 된 원인을 되돌리는 방향입니다.
저희 한의원은 진료 전에 설문지에서 ‘상담을 원하는 목적’을 여쭙니다. 이 칸에 가장 많이 적히는 말은 짧습니다.
"혈당 조절", "당뇨 완치", "당뇨 치료", "건강 회복"
(의료법상 ‘완치’라는 표현은 함부로 쓸 수 없으나 위는 환자분들이 적으신 표현을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이미 내과에 다니며 당뇨약으로 혈당을 관리하고 계신 분들이, 한의원에 와서 또 “혈당 조절”이라고 적으십니다. 이미 하고 계신 것을 또 적으셨다는 것은, 이 네 글자에 지금 하는 방식으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걱정(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뭐가 문제인지 표현으로 설명하긴 어려워서 그냥 “당뇨 치료”를 찾게 되는 것이죠.
이 글은 여러분의 고민에 담긴 물음을 하나씩 풀여보려 합니다. 진료하면서 뵌 분들과 많이 나누었던 이야기들입니다.
당뇨 치료, 관리가 아니라 정말 되는 건가요?
됩니다. 단, 무엇을 ‘된다’고 부르느냐를 먼저 맞춰야 합니다.
2형 당뇨는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 기능 자체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인슐린은 정상적으로, 또는 오히려 많이 분비되는데도 혈당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보아야 할 곳은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이 아니라, 혈당을 저장하고 내보내며 완충 역할을 하는 기능입니다. 이 완충 기능을 담당하는 장기가 간입니다.
혈당은 그 자체가 병이 아니라 몸의 상태를 반영하는 생체 징후입니다. 혈압이나 맥박처럼요. 그래서 치료는 혈당이라는 수치를 잡는 일이 아니라, 그 수치를 높여야 했던 몸의 상황 – 간의 완충 기능, 혈당만을 사용하는 뇌의 과도한 에너지 요구 – 을 되돌리는 일이 됩니다. 이 두 가지가 회복되면, 몸은 다시 스스로 혈당을 일정 범위에서 유지하게 됩니다.
한 가지 덧붙입니다. 당뇨 진단 기준은 고정된 진리가 아니라 시대에 따라 변화된 선입니다. 공복혈당 기준은 과거 140에서 1990년대에 126으로 내려왔습니다. 진단 한 단어에 앞날이 캄캄해진 것처럼 느끼시기보다, 지금 상태가 어디쯤이고 무엇을 되돌릴 수 있는지를 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식단하고 운동하는데도 혈당이 안 떨어지는 이유는 뭔가요?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노력이 향하는 곳이 당뇨의 원인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혈당은 음식으로만 오르지 않습니다. 우리가 아무것도 먹지 않는 밤 사이에도, 간은 저장해둔 포도당을 혈액으로 내보냅니다. 특히 뇌는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씁니다. 지방이나 단백질로 대체가 안 됩니다. 그래서 수면이 부족하거나 스트레스로 뇌가 계속 일하면, 뇌는 포도당을 더 많이 요구하고, 간은 그 요구에 맞춰 혈당을 계속 내보냅니다. 그래서 간을 가리켜 혈당 조절의 완충계라고 합니다.
이 상황에서 탄수화물 식단을 줄이고 운동을 늘리는 것은, 정작 혈당을 올리고 있는 지점(뇌의 과로와 간의 과다 방출)을 건드리지 못합니다. 그래서 아무리 덜 먹고 많이 움직여도 아침 공복혈당은 관리되지 않는 일이 생깁니다. 취침 전보다 기상 후 혈당이 더 높은 경험을 하신 분이라면, 이것이 밤사이 간이 혈당을 저장하지 못하고 내보낸 결과라는 점을 떠올려 보시면 됩니다.

탄수화물을 오랜 시간 제한하는 것도 이 지점에서 어긋납니다. 탄수화물을 줄이면 당장은 혈당이 내려가 보이지만, 몸은 부족한 에너지를 채우려 더 애를 쓰게 되고, 나중에는 조금만 먹어도 혈당이 급등하는 혈당 스파이크, 악순환에 들어섭니다. 실제로 저탄수화물 식단은 수면이 부족한 사람에게서 효과가 낮게 나타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노력의 방향을 바꿔야 하는 이유입니다.
당뇨약 줄이거나 끊을 수 있나요?
원인이 회복되는 만큼, 줄이고 끊는 것을 목표로 삼을 수 있습니다. 다만 스스로 임의로 중단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당뇨약의 공통된 원리는 혈당을 ‘낮추는’ 것입니다. 간이 혈당을 내보내지 못하게 억제하거나, 췌장을 자극해 인슐린을 더 분비시키거나, 당을 소변으로 빼내는 식입니다. 문제는 이 약들이 혈당을 올려야 했던 원인은 그대로 둔 채 결과만 본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원인이 남아 있으면 약을 늘려도 혈당이 다시 오르고, 약이 또 다른 약을 부르는 흐름이 생기기 쉽습니다.
거꾸로 말하면, 혈당을 올리던 원인(간, 뇌, 수면 문제)이 회복되면 약이 하던 일을 몸이 다시 하게 되므로, 약을 줄여갈 여지가 생깁니다. 실제 저희의 치료에서는 몸의 회복 상태를 확인하며 기존 약과 병행하다가, 호전에 맞춰 조절해 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갑작스러운 당뇨약 중단을 권하는 것이 아니라 병행하며 당 수치에 대한 불안을 줄이고 몸이 회복할 시간을 만들어가게 됩니다.
한편 2형 당뇨 진단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았거나 양약을 쓴 기간이 짧은 분이라면, 처음부터 양약 없이 한약만으로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약으로 혈당을 낮추는 일이 몸에 남아있지 않을수록 원인 회복이 빠르기 때문입니다. 진료를 받는 모든 분들은 현재 복용 중인 약의 종류와 몸 상태를 확인합니다. 약의 성분과 그 약에 적응된 몸 상태에 따라 회복 속도는 달라지게 됩니다.
당뇨 완치와 관해(remission)는 뭐가 다른가요?
양방에서도 2형 당뇨에 완치라는 말 대신에 ‘관해(remisiion)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약을 쓰지 않고도 당화혈색소가 목표 범위(6.5% 미만)로 유지되는 상태를 관해라고 부릅니다. 병이 통째로 사라졌다기보다 약 없이도 몸이 혈당을 유지하는 상태에 가깝습니다.
여기서 두 가지로 갈리는 상태가 나옵니다. 약을 먹어서 수치를 정상인 것과, 약 없이 몸이 스스로 정상을 유지하는 것은 다릅니다. 앞은 결과를 억제하고 있는 상태이고, 뒤는 혈당을 조절하는 능력이 돌아온 상태입니다. “당화혈색소만 내려가면 다 나은 건가요?”라는 물음이 자주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수치 하나로는 이 둘을 구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치료의 목표를 수치가 아니라 상태에 둡니다. 간의 저장, 방출 조절 능력과, 뇌가 에너지를 과도하게 요구하지 않는 안정- 이 두 가지가 회복되어야 약 없이 혈당이 안정되게 유지되는 치료 상태에 다가갑니다. 관해라는 표준 개념이 가리키는 곳도 결국 같은 방향입니다.
혈당관리에만 집중하면 당뇨치료 어려워라는 전문 칼럼에서 혈당 수치보다 중요한 근본 회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당뇨 치료 안 하면 어떻게 되나요?
혈당 수치만 낮추고 원인을 그대로 두면, 수치가 괜찮게 보여도 합병증은 진행될 수 있습니다.
당뇨의 언어적 뜻은 ‘당이 소변으로 나온다’는 것입니다. 건강한 몸은 신장이 포도당을 다시 혈관으로 거둬들여 소변에 당이 없습니다. 이 재흡수가 무너져 당이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의학 생리학에서는 ‘손실’이라고 표현합니다. 혈당이 소변으로 빠지면 혈당 수치는 적어지지만 몸은 에너지를 잃고 있는 것입니다.
이 손실이 이어지면 말초부터 영향을 받습니다. 뇌는 마지막까지 우선적으로 당을 끌어다 쓰기 때문에, 부족은 발, 눈, 피부 같은 말초에서 먼저 나타납니다. 발이 시리고 저리거나 상처가 잘 낫지 않고(당뇨발), 망막이 에너지 부족으로 신생혈관을 만들며 진행되고(망막병증), 피부가 가렵습니다. 그래서 혈당 관리가 잘 되고 있는데도 발저림이 있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때 혈당을 더 낮추려고 들면 오히려 악화됩니다. 원인이 고혈당이 아니라 말초의 에너지 공급 부족에 있기 때문입니다.
핵심은 이것입니다. 합병증을 막는 길은 혈당 숫자를 더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말초까지 에너지가 닿도록 몸의 대사를 회복시키는 것입니다. 당뇨를 ‘수치 관리’만이 아니라 ‘원인 회복’으로 보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저희가 20년 넘게 당뇨를 진료하며 본 모습들입니다. 당뇨를 관리하려고 오래 애써오신 분일수록 노력의 방향이 맞지 않았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혈당이라는 숫자만 붙들고 있으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그 숫자를 움직이는 몸을 함께 보면 다르게 보입니다.
개인의 상태에 따라 치료의 경과와 결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Q.당뇨 치료가 정말 가능한가요?
2형 당뇨는 혈당을 올린 원인(간의 완충 기능 저하, 뇌의 과로)을 회복하는 방향의 치료가 가능합니다. 양방에서도 약 없이 혈당이 정상 범위로 유지되는 상태를 ‘관해’라고 부릅니다.
Q.식단과 운동을 하는데도 혈당이 안 떨어지는 이유는 뭔가요?
혈당은 음식만이 아니라 간이 내보내는 포도당으로도 오릅니다. 뇌의 과로와 수면 문제가 이 방출을 늘리기 때문에, 식단 운동만으로는 원인이 잡히지 않아 혈당이 그대로일 수 있습니다.
Q.당뇨약을 줄이거나 끊을 수 있나요?
혈당을 올리던 원인이 회복되는 만큼 약을 줄여가는 것을 목표로 삼을 수 있습니다. 임의 중단이 아니라, 몸의 회복 상태를 확인하며 병행 후 조절하는 방식입니다.
Q.당뇨 완치와 관해는 뭐가 다른가요?
2형 당뇨에는 완치 대신 관해라는 표현을 씁니다. 약 없이 당화혈색소가 목표 범위로 유지되는 상태입니다. 다만, 약으로 수치를 억제시켜놓은 것과 몸이 스스로 조절하여 유지하는 것은 다릅니다.
Q.당뇨 치료를 안 하면 어떻게 되나요?
혈당 수치만 낮추고 원인을 놔두면 수치가 괜찮아져도 합병증(당뇨발, 당뇨망막병증 등)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몸이 사용해야 할 에너지가 오히려 제한되어 말초부터 손상되기 때문입니다.
리우한의원 | 당뇨·갑상선 한의원
리우한의원은 당뇨와 갑상선을 진료하는 한의원입니다. 이승언 한의사는 2008년부터 당뇨를 특화 진료해 왔으며, 저서 「당뇨병 사람이 먼저다: 대사기능과 생활습관을 먼저 치료하라」(2018)와 「당뇨병 사람이 먼저다 2: 요당과 간 기능, 그리고 대사증후군」(2023)을 집필했습니다. 강은영 한의사가 함께 진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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