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발 시림, 따뜻하게 해도 안 낫는 이유

당뇨 발 시림은 따뜻하게 해주는데도 나아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면양말을 신고, 여름에도 두꺼운 이불을 발에 덮고, 따뜻한 찜질도 시도하지만 시림이 그대로라면 이건 발의 온도가 차가운 문제가 아닙니다. 혈당 관리를 매일 열심히 하는데도 당뇨 발 시림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혈당수치가 아닌 다른 곳에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오늘 글에서 그 이유를 설명드려 보겠습니다.

당뇨 발 시림, 차갑다는 것과 시리다는 것은 다릅니다.

당뇨 발 시림의 의미

당뇨 발 시림을 이해하시려면 먼저 차갑다는 것과 시리다는 것이 다른 상태라는 걸 알아야 합니다.

발을 손으로 만져보았는데 차갑다면 혈액 순환이 약하여 실제로 발이 찬 것일 수 있습니다. 심장에서 발끝까지 혈액이 충분하게 도달하지 못하는 것이죠. 이 경우는 따뜻하게 해주면 어느 정도 도움이 됩니다. 추운 상태일 때보다 혈관이 확장되고 혈류가 원활해지면 발이 따뜻해지고, 불편한 감각도 어느 정도 완화됩니다.

그런데 만져봤을 때 차갑지 않은데 시리다고 호소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심지어 발의 온도가 충분히 따뜻한데도 시리다고 느끼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 경우는 외부에서 아무리 따뜻해도 해줘도 시림이 해결되지 않습니다. 발 자체가 차가운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수면양말에 두꺼운 이불까지 덮었는데도 여전히 시리다면 이 경우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잇몸이 시린 것에 비유해 보겠습니다. 잇몸이 시릴 때 따뜻한 물을 마신다고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차가워서 잇몸이 시린 것이 아니라, 잇몸 근육이 약해지면서 신경이 예민해진 상태입니다. 음식이나 음료가 닿으면 시린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신경이 민감해진 상태에서는 작은 자극에도 불편을 느끼게 됩니다.

당뇨 발 시림도 비슷한 원리입니다. 발과 다리의 근육이 약해지고 신경이 민감해진 상태에서 느끼는 감각입니다. 따뜻하게 해줘도 낫지 않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죠. 그렇다면 왜 당뇨인 분들에게서 발과 다리의 근육이 약해지고 신경이 민감해지는 걸까요?

검사에서는 왜 이상이 없다고 나올까요?

우리 몸의 신경은 굵기에 따라 하는 일이 다릅니다. 촉감이나 저린 느낌을 전하는 것은 비교적 굵은 신경이고, 온도와 통증을 느끼는 것은 가느다란 신경입니다. 발 시림은 이 가느다란 신경쪽 문제입니다.

그런데 손발 저림으로 병원에서 받는 신경 검사는 굵은 신경을 살피는 검사입니다. 그래서 저림은 검사에 나타나도 시림은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분명히 시린데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듣게 되는 이유입니다.

가느다란 신경까지 확인하는 검사가 있기는 하지만 검사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고, 확인해도 이후 대처가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당뇨 발 시림을 검색해도 뾰족한 답이 안 보이고 어느 진료과로 가야 할지조차 나오지 않는 데는 이런 사정이 있습니다.

혈당 관리를 위한 약들이 발 시림을 만들 수 있습니다.

당뇨 환자분들은 혈당 관리를 위해 당뇨약을 복용합니다. 혈당이 잘 잡히지 않으면 약의 종류와 용량을 늘리고, 인슐린 주사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당뇨가 있으면서 대사증후군이 동반되어 혈압약을 함께 보굥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이 약들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몸의 대사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점입니다.

당뇨약과 인슐린 주사는 혈액 중의 당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혈당 수치는 낮추려고 하지만, 동시에 세포들이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공급하고 사용하는 대사 자체가 약해지게 됩니다. 뇌는 혈당이라는 에너지만 사용하며, 에너지를 공급하는 1순위 기관이기 때문에 당뇨인 분들에서 인슐린 투여가 심하지 않는 한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심각한 당뇨에서도 환자분들의 뇌 기능 문제, 인지 장애가 나타나지 않는 이유이지요. 하지만 발과 다리처럼 심장에서 가장 먼 말초 부위는 에너지 공급이 가장 먼저 부족해집니다. 혈압약을 함께 쓴다면 발과 다리의 혈액 순환도 함께 문제가 발생하게 되겠죠.

간의 대사 기능도 영향을 받습니다. 간은 몸 전체의 에너지 대사에 큰 역할을 하는 기관입니다. 혈당 조절의 핵심 장기이기도 합니다. 강한 당뇨약과 인슐린이 장기간 사용하면 간은 더욱 영향을 받습니다. 당뇨라는 자체가 간의 정상적인 대사가 아니라는 것인데 발과 다리로 가는 영양 공급이 더욱 부실해집니다.

한 가지 더 강조해드리자면, 당뇨약 중 SGLT-2 저해제는 당뇨 발 시림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혈당을 소변으로 빼내는 이 약은 이미 ‘하지 절단 위험 상승’, ‘살 빠짐, 피로 심화’ 등 에너지 손실과 감염의 위험이 높은 주의사항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당뇨 발 시림의 악화 원인

식사 문제가 발 시림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약 외에도 식사가 영향을 주고 있을 수 있습니다. 당뇨 환자분들의 식사 패턴을 보면서 설명드려볼게요.

첫 번째 패턴은 혈당이 오를까봐 밥을 지나치게 줄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탄수화물을 극도로 제한하거나 식사량 자체를 크게 줄입니다. 이에 따라 혈당 수치는 초반에 떨어지지만, 몸에 필요한 에너지와 영양이 부족해집니다. 장기적으로 음식 관리에 비해 혈당 조절의 효과도 줄어듭니다. 발과 다리의 근육이 유지되려면 충분한 영양 공급이 필요한데 식사를 줄이니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두 번째 패턴은 당뇨약이나 인슐린에 혈당 관리를 맡겨놓고 식사 내용이 오히려 불량해지는 경우입니다. 약이 혈당을 잡아줄테니 음식은 건강하지 않게 먹는 것이죠. 규칙적인 한식 식사 대신 면,빵,인스턴트 식품,군것질을 합니다. 몸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영양은 들어오지 않는 상태가 지속됩니다.

두 경우 모두 결과는 같습니다. 발과 다리의 근육이 약해집니다. 신경은 민감해집니다. 당뇨 발 시림이 잘 낫지 않는 이유가 됩니다.

저탄수식단이 근육과 혈당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당뇨발이 있는 경우에 식사에서 주의할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당뇨 발 시림, 혈당 수치 외에 봐야 할 것들

리우한의원은 혈당 관리를 오래 해왔는데 발 시림이 낫지 않는 분들을 진료합니다. 진료에서는 발만 보지 않고 다음을 함께 확인합니다.

  • 음식으로 들어온 포도당이 간에 잘 저장되고 있는지
  • 저장된 당이 필요할 때 적절히 나오고 있는지
  • 심장에서 발끝까지 혈액이 도달하고 있는지
  • 소변으로 당이 빠져나가며 에너지가 손실되고 있는지
  • 복용 중인 약이 이 과정 중 어디를 억제하고 있는지

현재 복용 중인 약들이 몸의 대사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식사는 실제로 몸에 영양과 도움을 주고 있는지, 발과 다리에 에너지가 제대로 공급되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혈당 수치를 낮추는 데만 집중할수록 몸의 전체 대사는 억제되고, 당뇨 발 증상들은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당뇨약을 늘릴수록 발 시림이 더 심해지는 분들이 있는 이유입니다.

당뇨 발 시림이 지속되며 삶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면 몸 전체의 에너지 대사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혈당 수치를 낮추는 관리와 몸 전체의 대사를 회복시켜 결과적으로 혈당이 안정되는 치료는 서로 다릅니다. 발 시림이 계속되고 있다면 후자의 관점에서 접근해보시는 것을 권해 드립니다.

시림뿐 아니라 저림도 마찬가지입니다. 발 저림에서 중요한 발로 가는 공급의 문제도 함께 살펴보세요.

당뇨를 10년 넘게 앓으신 분이 발 시림 때문에 리우한의원에 오셨습니다. 여름에도 수면양말을 신고 무거운 이불을 발에 덮고 주무셨습니다. 그렇게 해도 시렸지만, 그러지 않으면 견디기가 더 힘들다고 하셨씁니다.

한약 치료는 발을 따뜻하게 하는 의도가 아니라, 세포가 당을 제대로 쓰고 발끝까지 에너지가 가도록 하는 쪽으로 잡았습니다. 한 달쯤 지나면서 이 분은 오실 때마다 “완전히 없어진 건 아닌데 전보다는 확실히 낫다”고 하셨습니다. 다만 치료를 끝까지 마치지는 못하셨습니다. 대사를 바로잡기 위한 수면 습관을 바꾸는 것을 어려워하셨기 때문입니다. 시림이 나아진 상태에서 치료를 마무리했습니다. 발 시림은 발만의 문제가 아니라 몸 전체가 에너지를 어떻게 쓰고 있느냐의 문제라, 생활에서 바뀌는 부분이 함께 가야 더 나아집니다.

당뇨 발 시림 치료 접근

발을 따뜻하게 해도 시림이 낫지 않는 이유는 뭔가요?

차가운 것과 시린 것은 다릅니다. 발이 실제로 찬 게 아니라 신경이 예민해진 상태라면 외부에서 아무리 따뜻하게 해도 시림은 그대로 남습니다. 신경이 예민해진 원인을 다뤄야 합니다.

혈당약이 오히려 발 시림을 악화시킬 수 있나요?

SGLT-2 저해제 같은 혈당약은 수치를 낮추기 위해 에너지를 손실시키므로 발 시림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혈당 수치를 낮추는 것과 발 시림이 나아지는 것이 꼭 같은 방향은 아닙니다.

저탄수식단이 발 시림에 영향을 주나요?

탄수화물을 극단적으로 제한하면 발과 다리의 근육이 유지되지 못해 시림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발 근육이 약해지면 신경도 더 예민해집니다.

리우한의원 | 당뇨·갑상선 한의원
리우한의원은 당뇨와 갑상선을 진료하는 한의원입니다. 이승언 한의사는 2008년부터 당뇨를 특화 진료해 왔으며, 저서 「당뇨병 사람이 먼저다: 대사기능과 생활습관을 먼저 치료하라」(2018)와 「당뇨병 사람이 먼저다 2: 요당과 간 기능, 그리고 대사증후군」(2023)을 집필했습니다. 강은영 한의사가 함께 진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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