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발 치료, 혈당만 보는 동안 발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당뇨발 치료를 위해 혈당 수치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혈당 수치가 목표 범위 안에 들어와도 발 저림은 그대로입니다. 신경병증 약을 먹으면 한동안 나아진 것 같아가도 어느 순간 효과가 없어지기도 합니다. 상처가 생기면 다른 부위보다 잘 낫지 않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혈당 관리를 노력하고 있는데 상황이 의아하다면 계속 의심해보아도 됩니다. 당뇨발은 혈당 수치와 별개로 진행되고 있을 수 있습니다. 혈당만 보며 관리하는 동안 발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왜 혈당 관리만으로는 당뇨발이 나아지지 않는 건지 오늘 글에서 설명해 드릴게요.

당뇨발 증상은 왜 생기는 걸까요?
당뇨발은 당뇨가 있는 사람에게서 발과 다리에 나타나는 신경과 혈액순환 관련 증상을 모두 종합하여 부르는 말입니다. 발 저림, 발 시림, 발바닥이 화끈거리는 느낌, 발과 다리에 찌릿함, 자다가 발이 아프거나 불편해서 깨는 증상, 상처가 잘 낫지 않는 것들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흔히 이 증상들을 “혈당이 높아서 혈관이 막혀 생기는 것 / 혈당에 혈관이 손상되어 생기는 것”이라고 알고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혈관의 손상이 꼭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혈당을 열심히 관리하는데도 발 증상이 그대로인 분들, 혈당을 더 낮췄는데 오히려 발이 더 불편해진 분들이 실제로 있습니다. 혈당 수치가 당뇨발 치료의 전부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몸은 발을 가장 나중에 챙깁니다??!
우리 몸에는 에너지 공급의 우선순위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뇌가 가장 먼저입니다. 뇌는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응급의 상황에서도 에너지원을 끌어다 사용합니다. 심장, 간, 신장 같은 주요 장기들은 뇌 다음으로 우선순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순서에서 발은 마지막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몸 전체의 에너지 대사가 건강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혈당 수치와 별개로 발끝까지 영양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습니다. 뇌가 많은 에너지를 요구하며 고혈당이 나타나도 발과 같은 말초 기관에는 영양이 떨어지게 되는 게 당뇨의 특징입니다. 고혈당을 당뇨약과 식이조절로 낮춰놓으면 발로 가는 영양은 더욱 부족해집니다. 그래서 당뇨발로 불편이 큰 분들이 혈당 조절과 다른 양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특히 오랜 기간 당뇨를 앓아온 분들이 간 기능이 저하된 지 오래된 것입니다. 간은 혈당 조절의 완충 역할을 하며 전신에 영양을 공급하는 핵심 장기입니다. 간의 영양 대사 기능이 떨어진 것입니다. 그리고 심장 기능이 저하된 분들이 당뇨발을 특히 호소합니다. 말초, 발끝까지 영양이 닿는 흐름이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혈당 수치를 낮추는 약들을 먹어도 간과 심장의 기능이 원활하지 못하면 발 증상은 지속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혈당을 더 낮췄더니 오히려 당뇨발이 더 불편해졌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말초로 공급되는 에너지가 더 줄어든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리리카, 진통제가 하는 일과 하지 못하는 일(당뇨발 치료)
당뇨발 증상으로 가장 많이 처방받는 약 중 하나가 리리카(프레가발린)입니다. 리리카는 발에서 뇌로 전달되는 저림, 시림, 통증의 신호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즉, 발이 보내는 신호를 끄는 것입니다.
신호가 꺼지는 동안 발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 멈추는 것은 아닙니다. 멈추지 않습니다. 영양 공급이 부족한 상황은 그대로이고, 조직은 계속 영향을 받습니다. 오래 복용할수록 같은 효과를 위해 약물의 용량을 늘리게 되는 이유입니다.
리리카 외에도 신경병증 치료에 쓰이는 에팔레스타트, 알파리포산(티옥트산) 계열 약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에팔레스타트는 소르비톨 축적을 방지하는 기전인데 임상에서의 효과가 제한적이고, 알파리포산은 항산화 작용으로 말초혈관 산화를 방지하는 것이지 근본적인 영양 공급 흐름을 회복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당뇨발은 느끼지 못하는 동안에도 진행됩니다. 오히려 신호가 꺼져 있을 때 더 주의가 필요합니다. 통증과 저림은 불편하지만, 몸이 보내는 경고이기도 합니다. 신호만 잡는다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혈당 관리와 당뇨발 치료는 왜 다를까요?
혈당 수치를 낮추는 것과 발에 영양이 닿게 하는 것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혈당 수치만 억제하는 방향은 문제가 될 수 있고, 발에 영양이 닿게 하며 혈당 수치를 안정시키는 것이 치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혈당 수치는 몸의 상태를 반영하는 지표 중 하나입니다. 수치만 잡는 것이 목표가 되면 발끝까지 에너지가 공급되는 일은 놓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당뇨약 중 일부는 간 대사를 억제하고, 에너지 공급을 떨어뜨리는 기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혈당 수치는 낮췄어도 몸이 더 피곤하고, 발 증상은 그대로이거나 더 불편해지는 이유입니다.
당뇨발 치료를 위해서는 2가지가 함께 회복되어야 합니다. 하나는 간의 영양 대사 기능 회복입니다. 그리고 하나는 심장의 혈액 공급 기능이 원활하게 회복되어야 합니다. 간의 영양 대사가 잘 이루어져도 발끝까지 전달되도록 순환을 시키는 힘의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이 2가지가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혈당 수치만 보는 것은 당뇨발이라는 문제의 일부만 다루는 것입니다.
당뇨발 치료 정리

당뇨발 증상이 오래되었고, 여러 관리를 하면서도 차도가 없었다면 관리의 내용이 무엇을 목표하고 있었는지 돌아보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발 저림, 시림, 상처 회복 지연 등 몸이 보내는 신호를 억제하는 것을 치료라고 생각하고 계셨다면 이제는 그 신호가 왜 생기는지, 어떻게 문제를 개선시켜야 할 지를 이제 살펴보아야 합니다.
필요한 해결방법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당뇨발 증상의 정도, 유병 기간, 복용 중인 약물, 전반적인 컨디션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오랜 시간 불편으로 힘드셨던 분들이 오늘 글을 잘 읽어보시고 이전에 찾지 못했던 문제의 점검을 시작하실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