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식단, 저탄고지가 혈당을 더 망가뜨린다?

당뇨 식단으로 저탄고지를 실천하는 것이 당뇨 환자분들에게 효과적인 혈당 관리법인 것처럼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면 단기간에 혈당이 내려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 식단이 장기적으로 혈당을 더 악화시키고, 당뇨 합병증 위험을 높인다면 어떨까요?

당뇨 식단 피해야 할 것

의료 가이드라인이 저탄고지를 권하지 않는 이유

대한당뇨병학회의 자료를 비롯하여 주요 당뇨 관련 의료 가이드라인들은 극단적인 저탄고지 당뇨 식단을 권고하지 않습니다.

탄수화물을 전체 열량의 60% 정도로 유지하는 균형 잡힌 식사가 기본이라고 합니다. 저탄고지를 장기간 지속한다면 LDL 콜레스테롤 상승, 신장 기능 저하, 장기적으로 혈당 조절 악화 가능성이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혈당 수치가 개선되고 체중이 줄어드는 경험을 하게 되어 환자분들은 효과적이라고 느끼기 쉽지만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구체적인 사례들을 몇 가지 살펴보겠습니다.

저탄고지 식단 위험성

당뇨 식단으로 저탄고지를 할 때 혈당 조절이 나빠지는 기전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면 몸의 당 대사 기능이 점차 저하됩니다. 우리 몸은 탄수화물을 먹어서 에너지원을 얻고 생명활동을 유지합니다. 탄수화물이 몸에 들어오는 양이 부족해지면 몸은 그만큼 대사에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인슐린 분비 반응이 둔해지고, 세포의 포도당 흡수 능력이 약해진다고 하며, 뇌는 극심한 당뇨 상황에서도 혈당을 사용하려 하므로, 다른 신체기관의 당 공급이 부족해지게 됩니다. 이 상태에서 탄수화물을 조금이라도 더 먹으면 혈당이 급격히 치솟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저탄고지를 열심히 했는데 오히려 혈당 반응이 더 예민하게 상승하는 일이 생기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이런 환자분들이 있습니다. 저탄고지를 해야 한다는 강박을 갖고 생활하시면서, 탄수화물을 철저하게 피하다가 결국 먹게 되면 극심한 죄책감을 느낍니다. 그런데 죄책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혈당 스파이크로 심한 스트레스를 또 받습니다. 오랜 시간 탄수화물을 억제하면서 몸의 당 대사가 달라졌고, 먹은 탄수화물에 혈당이 급격히 오른 것입니다. 이 혈당 스파이크는 탄수화물을 안 먹으려 지속한 시간으로 만들어진 결과값입니다. 이분의 회복은 저탄고지를 중단하고, 백미밥 중심의 한식 식사로 당 대사를 안정시키는 것에서 시작해야 했습니다.

고단백 식이가 당뇨 환자 신장에 위험한 이유

저탄고지 식단은 자연스럽게 고단백 식이로 이어집니다. 탄수화물 대신 다른 영양소의 섭취가 늘어나야 하는데 실제로 지방 섭취를 많이 늘리기보다 고단백식이로 건강을 챙기려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고단백식이라고 해서 건강한 것이 아닙니다. 건강은 균형잡힌 섭취에 있습니다. 그리고 단백질 소화는 탄수화물 소화와 달리 처리할 대사가 늘어납니다.

단백질은 소화 과정에서 질소 노폐물을 만들어내고, 이 노폐물을 걸러내는 것은 신장의 해독 역할입니다. 단백질 섭취량이 많아질수록 신장이 처리해야 할 부담이 늘어납니다.

당뇨 환자분들의 신장은 건강한 사람보다 빠르게 기능이 저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뇨 및 대사증후군 관련 약물을 여러 가지 복용하는 경우가 많고, 나이가 들면서 심장의 펌프 기능도 떨어지면서 신장으로 가는 혈류량도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신장에 부담 주는 약물과 노화의 영향이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고단백 식이까지 더해지면 신장 기능 저하가 가속화됩니다. 당뇨병성 신장병증은 당뇨의 대표적인 합병증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저탄고지와 고단백 식사를 열심히 유지해오던 환자분이 건강검진에서 신장 기능 저하를 발견한 경우가 있습니다. 스스로 혈당 관리를 위해 어렵게 식이를 노력해왔다고 생각했는데, 검진 결과를 보고 나서야 상황을 알게 되셨습니다. 담당 의사는 이 분에게 고단백 식이를 당장 줄이라는 지도를 했습니다. 이 분은 이제까지 단백질 위주로 식사해온 것을 다시 탄수화물로 바꾸라고 하니 막막해하셨습니다. 혈당 조절도 기대만큼되지 않았고, 신장 기능까지 나빠졌지만 습관을 바꾸는 것 또한 쉽게 이해되지 않으셨던 것이죠.

당뇨 식단의 현실적인 방향

문제는 밥이 아닙니다. 탄수화물이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먹느냐가 중요합니다.

가공식품과 군것짓을 줄이고 백미밥 중심의 한식으로 식사하는 것이 당뇨 환자분들에게는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식단입니다. 우리가 밥을 먹는 이유는 몸이 사용해야 할, 몸이 필요로 하는 양질의 포도당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현미밥을 권장하지 않고, 백미 비율이 적은 잡곡밥도 권하지 않습니다. 현미와 잡곡이 많은 밥은 소화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백미밥이 혈당 조절과 당뇨 예방에 효과적이었다는 연구, 한식이 혈당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는 이미 여러 번 나왔습니다. 그럼에도 저탄고지를 노력하며 몸이 힘들어지고 있으시다면 오늘 글이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당뇨 식단 권장사항

당뇨 식단 자주 묻는 질문

Q1. 당뇨 환자가 저탄고지 식단을 오래 하면 어떻게 되나요?

장기간 저탄고지를 지속하면 몸의 당 대사 능력이 저하됩니다. 오히려 조금만 탄수화물을 더 먹어도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상태가 됩니다. 고단백 식이로 인한 신장 부담이 쌓이면서 당뇨병성 신장병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단기 효과와 장기 결과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Q2. 당뇨 환자에게 백미밥이 괜찮은 이유가 무엇인가요?

백미밥은 다른 첨가물 없이 소화되는 탄수화물입니다. 한국인의 몸에 오랫동안 맞춰져 있는 식품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백미밥 자체가 아니라 가공식품과 군것질입니다.

Q3. 당뇨 식단에서 단백질을 줄여야 하는 이유가 있나요?

당뇨 환자는 신장 기능이 일반인보다 빠르게 저하될 수 있습니다. 고단백 식이는 신장이 처리해야 할 질소 노폐물을 늘리기 때문에 신장에 추가적인 부담을 줍니다. 단백질도 적당량은 섭취해야 합니다. 다만, 과도한 고단백 식이를 피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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